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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애니스토리 2020. 11. 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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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기장을 읽는 것 같아서 에세이는 거의 손대지 않는 편이지만 이 책은 제목에 끌려 구입을 해버렸다. 낭만은 없고 코로나와 마스크, 불신으로 가득한 환경에서 살고 있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나 자신이 낭만이 부족한 사람이라 낭만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인걸까? 

 

신경질적인 도시를 사랑하며 사는 법이라 말해 왜인가 했는데 평범한 일상을 담담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정말 힙한 책.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을 성공이라고 일컫는다면, 세상은 성공한 자로 넘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 삶일 것이다. 

 

유레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문장.

나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해본적이 한 번도 없다. 행복한 삶이긴 하다만은..  

 

모든 인간에게는 아주 약간이라도 일상의 허영이 필요하다. 당신 역시 그럴 것이다. 배달 음식을 아라비아 핀란드 접시에 담아 먹는 당신도, 인스턴트커피를 웨지우드의 잔에 따라 먹는 당신도, 유니클로 재킷에 에르메스의 스카프를 두르는 당신도, 일상의 작은 허영이 주는 자기만족의 기쁨을 알 것이다. 그런 허영은 삶을 보다 부드럽게 굴러가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작은 허영을 자신에게 허락하라.

 

Covid 팬데믹이 심각해진 후 지출에 신경을 많이 쓰게되었는데, 작은 소비 10개를 줄이니 큰 소비 1개를 하게되어 결국 제로섬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처음에는 '아 요즘 다들 힘들고 나는 특히 더 힘든데(?) 이런거(?) 사도 되나?' 싶다가도 질 좋은 물건 하나를 사니 마음이 평안해지고 앞으로의 n개월부터 n년은 안심해도 되겠구나 싶다. 고가의 스웨터를 사며 n년의 겨울은 안심해도 되겠구나 위안하고, 고가의 세제를 사며 n개월의 빨래는 만족스럽겠군 싶은거다. 

 

그냥 이런 작은 만족감이 퍽퍽하고 우울한 요즘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되긴한다.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작은 조각같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