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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8 경기필하모닉 <성시연의 말러 9번>

애니스토리 2017. 10. 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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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연의 경기필 말러 마지막 공연 <성시연의 말러 9번>


일단 갑작스러운 성시연의 경기필 하차소식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나또한 급한 마음에 예매해서 갔다왔으니 .. 

공연을 보고 난 후 나는 성시연이 뛰어난 지휘자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고, 경기필은 성시연의 꿈을 펼치기에는 역부족한 단체라는 것을 체감했다. 단원들의 프로필이나 개개인의 음악성을 나는 모른다. 오케스트라의 한 단원으로써 무대에 오르면 개인이 아닌 단체로써 역량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으로 본 경기필하모닉은, 경기도의 이름을 달고있는 것이 창피할 정도였다. 가장 기본이 되는 튜닝도 못(혹은 안..?)한다면 음악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클라리넷은 나의 귀를 두시간 가까이 괴롭혔고, 호른은 악기들이 왜 다 다른 음을 내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는 미스테리이다. 그나마 선방한 스트링도 왜 다 다른 소리를 내고 있는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같이 시작하는 뚜띠는 기가막히게 같이 시작하더라. 신기할 노릇. 


협연자 막시밀리한 호르눙은 참으로 조신한 연주를 펼치는 사람이었다. 조금 더 열정적이고 약간 끈을 놓아버린 슈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얌전했고, 리듬과 멜로디를 가지고 충분히 그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곳에서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오케스트라의 음향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어찌됐든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은 그럭저럭 볼만 했고, 그의 음색이나 움직임을 봐서는 솔로 첼리스트가 아닌 챔버를 하면 몸에 딱 맞을 듯 했다. 너무나 들을 것 없던 슈만 첼로 협주곡.. 


한 타임 쉬고 시작된 말러 .. 경기필과 성시연이 연주하는 말러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어보는 것이라 사실 많은 기대를 했다. 서울시향과 함께 했던 말러 4번은 성시연에게는 맞지 않는 곡이었던 것 같다. 그 때에는 별 감흥 없이 봤던 손짓들이 이번엔 달랐다. 몸짓이 조금 더 커지고 바빠진 성시연은 내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줬다. 무엇인가 맘에 들지 않는지 끊임없이 단원들에게 주문하는 손짓들이 특히 인상적. 어디에 몸 담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말러를 또 공연한다면 꼭 가볼것이리라.  

말러 연주 자체는 할 말 없다. 참으로 지루하고 느낌없고 졸렸고 못 한 연주. 경기필 참 못 따라가준다. 


+도대체 공연 중에 손이나 목을 비비고 핸드폰을 하는 매너는 어디서 온 매너일까.. 

기침은 왜 꼭 조용할 때만 하는지.. 왜 한 명이 시작하면 연달아서 기침이 나오는건지 ..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관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