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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5/05/06 (2)
애니스토리

오늘은 처음으로 대(?)도시에 가는 날이다. 어제 다짐한대로 오전 6시쯤 어둑어둑할 때 나와 보라빛깔의 새벽길을 걸었다. 너무 어두워 화살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길을 두 번 정도 잃었지만, 길에서 뱅뱅 돌며 헤맨 시간만큼 새벽의 어둠을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 전혀 후회되지 않았다. 누구보다 기쁘게 길을 잃었다. 왠지 점점 가방이 무거워지고 다리도 무거워지는 것 같다. 하지만 아름다운 하늘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길은 나를 멈추게 두지 않는다. 매일 힘내라고 인사해주는 동물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다음 길에는 어떤 동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자꾸 기대하게 된다.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소리 모두 마치 나를 위해 존재하나, 나를 따라다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귀 가까이서 맴돈다. 그냥 계속 걸었..

새벽 5시 30분. 환한 보름달만이 길에 유일한 빛이었던 새벽에 길을 나섰다. 오늘도 침낭을 침낭 케이스에 넣는데 30분이 걸렸다. 오늘은 험한 내리막을 걷는 날이라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 가로수에 빛 하나 없는 깜깜한 찻길을 달빛에 의지해 걸어간다. 음악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울 정도로 고요했다. 이런 침묵을 언제 경험했는지 잘 모르겠어서 두렵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주변이 어두워서 화살표도 잘 보이지 않았는데, 마을을 지나니 해가 조금씩 뜨며 눈 앞을 밝히기 시작했다. 사실 심하게 깜깜하기도 하고 들짐승이 나타나서 덤빌까 무서워 후회되기도 하고, 처음 맞닥뜨리는 어둠에 그저 바닥만 보고 걷기만 했는데 떠오르는 해가 밝히는 자연을 보니 당분간 새벽에 나와 걸어야겠다..